본문 바로가기

독서

취미와 삶 / 쓸데없이 열심입니다-조기준

<쓸데없이 열심입니다> 조기준 저, 빈티지하우스 출판, 2019년

... 미지의 세계를 향해 흘러들어 가고 있었다. 예상 불가능한 결정이었다는 각오도 충분히 했다. 그때부터 키를 잘 붙들어야 했다. 그래야 난파되지는 않을 테니. -p.26


그동안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은

신경 쓰지 않는 방법밖에 없었다.

하지만 이 방법은 내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픈 나에게는

불안한 방법이었다.

 

이 표현을 보고 내가 감당하지 못할

삶의 많은 부분들을 대하는 법을 배웠다. 

 

이 방법은 나에게 주는 통제권과 상황이 쥐고있는 주도권

그 접점에서 난파되지 않을 협약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.

 

...조금만 더 참으면 되는데. 왜 거기로 가나요. 나도 죽을 것만 같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참으면 되는데.-p

 

무언가를 열심히 하지 않더라도 하는 행위만으로도

견디기 힘들 때가 많은 것 같다.

 

"조금만 더 참으면" 과연 그 결과가 나에게 어떤 보상으로 다가올까하는

이 보상심리가 내 결심을 뒤흔든다.

지금 이순간 나에게 줄 수 있는 엄청난 선물은

당장 이 행위를 그만둠으로써 오는 그 안도감이기 때문에.

 

아직도 이 의지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.

불투명한 목표가 아님에도 그만두게하는 그 안도감에 대해서.

 

... 가끔씩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돼요.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아요. 회송차 탔다고 구박하는 사람도 없어요. 다. 이해하거든요. 그게 인생이니까요. 바로. 내 인생이니까요.-p.35

 

요즘 내 인생에는 늘 서로가 함께한다.

언뜻보면 좋은 것 같지만 잘 모르겠다.

 

내 행동에 평가를 달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.

난 내 인격이 빼앗긴 것처럼 이런 평가에 휘둘린다.

 

하지만 또 거짓말처럼 날 나 그대로 바라봐주는 그들을 보며 난 혼란스럽다.

 

... 그냥 독서라고 적기보다 "스릴러 소설 중독"이라든지...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. p.81

 

그동안 나만의 취향에 대한 생각은 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.

누군가 정해준 기준에 맞춰왔던 것 같다.

 

아무리 책을 좋아해도 "독서"라는 이름밖에 생각해보지 못했다.

 

내 가장 오래가는 취미임에도 불구하고. 

몇 년가지 않을 눈, 코, 입 달린 인형에게는 이름을 지어주면서

한 번도 내 취향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.